진각 · 등산객 김보언님의 시
진각 · 등산객 김보언님의 시
1. 立春굿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甲午年
나라꽃 무궁화는 어딜 숨었나
분칠한 가시 돋힌 수입산 장미
방방곡곡 꽃동산만 이뤘더구나
독버섯 같은 북쌔바람도
아리랑고개를 넘나들고
鐵塔위 겨울나는 民草에게
立春굿이라도 벌려볼까
*북쌔 : 연평도 도발
*아리랑고개 : 아베의 만행
2. 금등화(金藤花)야
세월歲月을 딛고 선 자리
어깨 넘어 담장 넝쿨에
켜켜이 피어 있는 金藤花
고양膏壤 뜰 안 서성이는
시그널 껴안은 메아리는
잠 못 들어 하는 열대야熱帶夜
앞마당에 닥친 하늬바람
빨래 넌 바지랑대 줄에 앉은
황사黃沙에 쫓겨 온 고추잠자리
혹서酷暑는 물렀거라
이태백二太白의 절규絶糾를
四大江아~! 너는 아느냐
우리 식지 않은 정열情熱 남겨
지피어진 불꽃 되살려
무상세월無償歲月을 불호령 하자꾸나
*금등화(金藤花) : 능소화(Chinese trumpet creeper)
*고양(膏壤) : 기름진 땅
*혹서(酷暑):심한 더위
*이태백(二太白):실업자
3. 소백산 가는 길목
우리에게 가장 좋은 약 처방은
經驗과 歲月입니다
文明의 利己는 어디에서 멈춰질까요?
自然 앞에선 나는 늘 부끄러웠습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대한大寒
그 해 겨울을 따뜻했노라 며
참새방앗간(소주방)에서는
모두들 입방아를 찧고 있었습니다
지구 온난화溫暖化 때문이라며
서릿발 눈총을 피하는 기상청氣象廳
위정자爲政者들은 어제도 오늘도
허구한 날 헛발질만 해댑니다
겨울 같지 않은 다대포 포구浦口
날갯짓도 못하는 갈매기는 선창가만 서성입니다
갯가에 버리던 비린내 나는 창자까지
탐심貪心 많은 사람들 몫으로 빼 돌린다지요
人間에 의해
도토리 알갱이마저 빼앗긴
빨갛게 춫혈充血 된 산토끼는 눈 덮인 숲속에서
허기진 배 움켜쥐고 겨울잠을 자기나 할까요
봄이 오는 소리를 듣기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小白山 가는 길목 취래원(과수원)
하얀 雪國에서 반기는 그 貴人에게 속삭이렵니다
이념理念의 세월이 너무 길다 며
가슴에 얹을 소망所望도 띄워 보렵니다.
4. 순국선열殉國先烈
순국선열의 날이라며 月曆엔 해마다 그려져 있습니다
이역異域의 땅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일제(倭)와 싸우다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무명無名의 독립투사獨立鬪士님들도 있었습니다
이 시대 그들의 후손後孫들은 나라 안팎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데 무척 놀랐습니다
祖國光復 70年을 맞는 乙未年 이아침에
마땅히 함께 서야 할 殉國先烈 후손들이
主役은커녕 3.1節, 光復節 기념식장에서
색깔만 내는 壇下의 世上이 부끄럽습니다
親日派가 싫어서 祖國을 떠난 순국선열의 후손들은
아직도 海外에서 집시(GPSY)생활을 하고 있다는게
너무나 가슴 아픈 세월입니다
새해 이른 아침 진호국가불사鎭護國家佛事시간에
그들도 늦게나마 祖國의 품안에 안겨
남은 여생餘生을 편하게 같이 살게 해달라며
두 손 모아 합장合掌했습니다
위정자들이 챙기는 하루만의 순국선열의 날이어선 아니 되옵니다
순국선열의 얼을 이어받은 민초民草들은
풍요豊饒로운 세월에 잘 살고 있다는
의미意味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5. 세월호야
이 못난 어른들이 부끄럽단다
“딸아~! 아들아! 동생아! 누나야~! 형님아~~!
칠흙 같은 바다 속을 향해 처절히 부르는 노래
"내가 대신 저 뱃속으로 들어가겠다"며
목청까지 찢어진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내를 두고 먼저 내린 남편의 절규..
목 놓아 울다가 이젠 지쳐서
신음조차 목에 걸리는 소리..,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이렇게 대한민국을 통곡痛哭의 바다로 만들었나요?
서해바다 팽목항을 향해.., 온국민이 함께 눈물 흘리며
노오란 리본을 서해바다에 띄웠더랬습니다
어서 살아서 돌아오라면서
훼리호(1993년)사건이 잊히기도 전에
피다 만 꽃들이 인당수에 가라앉다니..,
오호 통제라 ..,
대명천지., 가라앉는 세월호를 보면서도
멀거니 바라만 보다가 만 大韓民國 號..
정보화시대의 낯 두꺼운 세계 선두권진입.,
말로만 선진국이라며 자만에 빠져었나요?
아님 말고 하는 위정자들의
부끄러운 작태도 미안했습니다
聖雄 이순신장군은
"내 죽음을 倭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수백 명의 생명을 팽개친 세월호 선장..,
대한민국의 교육백년대계는
그날로 서해바다에 퐁당 빠져버렸나요?
갈팡질팡 하는 시간 세월호는 가라앉고.,
피다 만 대한의 꿈나무들의 주검을
주야장천 생 눈 뜨고 바라보고만 있었다니,
하늘도 놀라고 땅도 놀라더니(동족상잔 6,25)
바다도 놀라버린 세월이 되었군요
이 못난 일흔 넘은 할아버지 시인도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워
쇠줏잔에 힘을 빌려 겨우
국화 한 송이를 띄웁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이상은 2015 시인의 정원 제11집 수록
시인의 정원 11집 출판기념 축사
시인의 정원 창립 10주년이 바로 어제 같은데 11집 출판기념 날 함께 하신 문우님들의 건강하신 모습을 다시 뵈오니 기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김길자 시인님, 김현자 시인님.,정원을 활짝 열고 등용문까지 안내하시며 오작교를 놓아주신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경하 드립니다. 10년을 함께 해주셨던 수선화(홍지은)시인님이 이 자리에 아니 보이는군요. 어디라도 많이 아프신가요? 사회자인 채수선 선생님., 안부좀 전해주시지요.
올핸 조국광복 70년, 남북이 분단된 지도 70년째가 되는 해입니다. 그 세월은 분노하면서 이렇게 발고하렵니다. “서점엔 손님의 발길이 뜸하고 골목책방도 만화방도 없어지고, 독서실을 찾는 학생수가 줄어들었습니다.”라고..,
어느 교수는 작가가 없어져 가고 있는 세월이 되었으니 말로만 희망하는 노벨 문학상은 언제 받느냐고 꼬집었습니다. 등하교 하는 학생들은 책 한권대신 혜성과 같이 나타난 스마트폰을 쥐고 아줌마도 아저씨도 합세한 세상이 되었나 봅니다. 검색창 안엔 무한한 커닝학습모델이 들어있기 때문일까요? PC방이 동네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 자리바꿈을 한 세월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문학이 죽어버리면 후손들에게 어떤 변명을 하실 건가요?
백범 김구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학의 힘이며 문학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라고 시 한수를 남기셨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시인의 정원가족 5,149명이 한주 한 번씩이라도 방명록에라도 남기신 한 줄의 시어는 분명 자기를 빛낼 것이며 참문학의 길을 걷는 작가가 탄생할 것을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11주년 출판기념을 축하드리며 오신 귀빈님, 시인의 정원 멤버님, 가정에 만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하며 축사에 가름 합니다.
저자 약력
대한문학세계 문학상 수상
부산일보 제작국장 역임
사)창작문학예술인협회, 대한문인협회 회원
사)월드협회 특별회원 · 한국시낭송회 초대작가
공저 : 시산작가회 · 시인의 정원
수상 : 한국신문협회상 수상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zizonking
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jinga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