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인 性德 김보언님 애국 당부
대서의 달밤
서울 밤 31˚ 부산의 아침 26˚ 찜통 대구는 낮 기온 40˚
한강고수분지에 몰려든 시민 밤잠 못 이루고 날이 샜네
대서의 달밤 세숫대야에 일그러진 달동넨 찜통바베큐
국회 복도에도 냉방, 서울 라스베가스 강남은 내방소굴
차포 떼어도 주저앉은 정치, 대권에만 눈먼 위정자들
가진 자만이 기득권 있는 나라 헌법 좋으면 뭘하누
4대강 병충해 닭대가리 떼죽음 농어민의 깊은 한숨
머리 좋은 판검사, 만인으로부터 공존하다며 탕 땅
하늘이 웃네, 소가 다 웃네, 개새끼가 다 웃네
정경언 유착 떡고물만 챙기는 구케의원 나리들
요광로 위에 민초는 뜬눈으로 밤잠을 설치기고
분노의 함성을 멈추게 하리라 열대야 식기 전에
몸살 앓는 금수강산
산이 좋아 산에 가는 사람들은 자연에 안기려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포근한 나무숲으로 산을 찾는다
사람들은 이구동성 건강을 위해서라며
산은 건강한 체력을 다지려는 이웃과 친구들을 반겼다
산을 찾는 건강한 국민은 결국 부강한 나랄 만들 테니까
산은 조류독감에 걸린 닭처럼 병들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산 중턱 정상할 곳 없이 깡통 유리병 비닐봉지 플라스틱 병
인간이 급히 내질러 버린 것에 겨울에도 파리 떼가 우글거린다
산에 비가 오면 빗물은 어디서 어디로 흐르는가
미리 똥 싸고 산행준비를 하면 산타기가 얼마나 좋은가
산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베풀며 계절마다 오라고 하는데
산객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듯 산을 파헤치고 있다
느껴보십시오 현장감독 공무원 민원창구 비우고
그 근무시간 어디서 무엇을 했었나요 잘못한 것이나 아시나요
시의원님, 구의원님들 외국관광 많이 하셨을 터인데
그 나라 환경은 시찰이나 하시고 오셨나요 대체 뭐하는 곳입니까
좀도둑은 감방살이 수백억 차떼기는 햇볕 보는 정치 신물납니다
국민의 눈은 시퍼렇게 살아 심판할거외다
산의 맑은 공기 호흡하며 오르내리는 내나라 내강토의 산
몸살 난 이 시대의 산을 너도 나도 파수꾼이 되어 지켜 냅시다
우리나라 금수강산 방방곡곡 산 좋고 물 좋은 명당이라는데 는
사찰 지은 스님들 짐승들 다닐 곳 막고 산길 내어 자가용 타시고
가엾은 중생은 뼈 빠지게 걷고 시주하고
힘들어 쉬다 오염시킨 계곡 물들 이젠 아니 되옵니다
등산객이 된 사연
IMF의 격랑激浪에 빠졌던 날 낯설고 길었던 산길 같은 인생 길
그 발걸음은 더디고 힘들고 무겁기만 했었다
산이 날 오라한 것도 아닌데 김밥 한줄, 쇠주 한 병든 배낭 메고
숨이 턱까지 치밀어도 정상 향한 구슬땀만 흘렸었어
자연 늪은 말없이 반기며 녹색 숲의 향기 뿜은 유혹에
산새들도 동무되니 뭉게구름은 능선 길마다 앞장을 서고
응어리진 상처는 아물고 자연 앞에 그만 머리 숙여버렸지
산은 인간의 스승이라며 야호~야호의 메아리로 화답했지
산 좋고 물 좋은데 지은 사찰 파 헤쳐진 금수강산
오염된 산골짜기 계곡물 오색찬연한 등산복 행렬
땀 젖은 산객들의 이마를 봄바람은 훔치다 지나가네…
가엾은 중생 이끌어 주십사 며 두 손 모아 가슴에 얹었지
인간에게 훼손당한 자연 심한 몸살을 앓고 있어도
내일을 향한 인간에게 새 역사를 쓰게 하는가 봐
해거름 노을 짊어진 사찰 줄을 선 중생들의 그림자 속에
등산객도 어느새 묻혀 버렸지 옴마니반메훔_000_
5. 18 노래
4.19 너는 5월의 노래를 부르고 싶은가 보구나
그날의 함성喊聲이 들리지도 않았더냐
두견화杜鵑花는 올해도 피어나 증인대에 설 거래
3.15부정선거에 총알받이가 되니 꽃다운 젊은 피 김주열열사는
지하에서 오늘도 잠 못 이루고 최루탄 머금던 憤怒의 함성이
지금도 들리는 것 같구나
위정자들이 되받아치는 설법들, 들, 들,
묶여버린 서슬 시퍼런 총칼 앞에 벙어리 냉가슴 않던 한국의
흑백TV방송국 대한민국 일등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간에 붙고 쓸개에 붙던 학자들까지 독재의 시녀가 되었었지
5월18일 부산의 하늘도 슬퍼 비가 내렸어
부산이여! 마산이여! 광주여! 그리고 서울아!
피 흘려 주검당한 어린 학생들이 잠든 靈魂의 민주주의를
아느냐 모르느냐
무지개 꿈 펼치려 부풀었던 날개 접고 獨裁에 항거하던
自由 외침이여
체류탄 연기 속에 묻혔던 메아리야
화염병 불꽃 튀던 시청 앞 광장의 고요함
군화 발에 짓밟히던 젊은 피는 잔인한 4,19와 함께 사라졌구나
5월의 시그널 386세상은 초여름 밤의 꿈속으로
멀어져만 가는구나
긴 한숨의 아쉬움으로 밀려서…
귀성길
넉넉한 마음으로
情 나누고 사랑도 나눌 歸省길
민족民族의 대이동大移動 팔월 한가위
안전安全 거리 무시하며
과속過速 브레이크만 밟는
위정자들도 조상님은 찾으시겠지요
고향故鄕 기실 땐
손에 손에 정성 듬뿍 담아
사랑의 선물膳物 가득 실으시고
오실 때는
웃음 가득, 행복幸福 만땅
한가위 추억追憶 담아들 오세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사랑스런 형제상봉兄弟相逢
조상祖上님 뿌리임에 감사하며
둥근 보름달 떠오르며 는
고향은 있어도 못 가신님의 안부도
이념만 먹고 사시는 높으신 분들도
저 어두운 세상 더 밝게 비쳐 주시라고
쟁반 같은 밝은 달님에게
살며시 속삭여 보세요.
출처 시인의 정원 제18집(2022) 33~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