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김소월! 임의 시를 읽으며 임을 그립습니다 ♧
이미자선생님을 국민의 가수라고 부르듯이 임은 국민의
시인이십니다. 한없이 선량하신 임의 성품이 담긴 임의
시를 대하면 조용한 감동으로 임의 따듯한 정을 느끼고
마음을 안정합니다.
오래도록 사시면서 더 많은 서정의 시를 남기셔야하실
임의 요절은 너무 애절 합니다….
임은 비록 가셨어도 임의 젊은 영혼과 마주하며 시를 읽고 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임이시여! 사랑하는 임이시여!
진달래꽃
나 보가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가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1922. 7 개벽
산유화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엔 「잊었노라.」
1920. 7 학생계 1호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1923. 5 개벽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1923. 5 개벽
가는 길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1922. 10 개벽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1922. 1 개벽
浪人의 봄
휘둘리 산을 넘고 굽이진 물을 건너
푸른 풀 붉은 꽃에 길 걷기 시름이여.
잎 누른 시닥나무 철 이른 푸른 버들
해 벌써 석양인데 불숯는 바람이여.
골짜기 이는 연기 메 틈에 잠기는데
산마루 도는 손의 슬지는 그림자여.
산길가 외론 주막 어이그, 쓸쓸한데
먼저 든 짐장사의 곤한 말한 소리여.
지는 해 그림자니, 오늘은 어디까지
어둔 뒤 아무데나 가다가 묵을래라.
풀숲에 물김 뜨고, 달빛에 새 놀래는
고운 봄 야반에도 내 사람 생각이여.
1920. 2 창조
금잔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은 불은
가신 님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이 왔네
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1925. 1 개벽
못 잊도록 생각 나겠지요
못 잊도록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 대로 세월만 가랍시구려.
그러면 더러는 잊히겠지요,
아쉬운 대로 그렇게 살읍시구려.
그러나 당신이 이르겠지요,
『그리워 살뜨리도 못 잊는 당신을
오래다고 생각인들 떠지오릿가?』
1923. 5 개벽
1902. 8. 6~1934. 12. 24
본명 廷湜 평북 정주군 곽산면 남달리에서 출생,
고향의 남산보통학교 졸업, 오산중학교 졸업
(국어교사 金億으로부터 시작 전수), 배제고등학교졸업,
동경대 상과에 재학 중 동경대지진으로 중퇴,
평북 구성군 남시에서 동아일보지국을 경영하시다가
실패하시고 음독 서거.
저서 진달래꽃(시집 1925 매문사)
1981년 금관문화훈장추서
김소월님의 시비는 서울 남산(산유화),
서울 왕십리(왕십리), 예천 하천변(엄마야 누나야),
음성 큰 바위얼굴(못 잊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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